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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의
개정 및 폐지에 앞장섭니다.
 
 
 
 

파시즘과 낙인찍기
2012/10/08  |  2466



[인권뉴스 운동평론  2012.10.8]

건강파시즘과 낙인찍기,
그 무서운 음모와 공모자들


건강한 모럴 테러리즘?


   “오늘은 또 어떤 험한 일이 벌어질까?” 차마 눈 뜨기가 무서운 세상, 연일 성범죄(성폭력)으로 도배하는/되는 언론들. 객관적 사실의 실체와 (성)범죄의 발생 원인과 분석은 수박겉핥기 수준이지만, 여하튼 대-한-민-국 국민들은 하루 평균 43명(2010년 1만 5천여 명, 자살률 OECD 1위)이 목숨을 끊는 사회적 살인과 정신분열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늘 하루도 위태롭게 지내고 있다.  

잡다한 정치권력들이 마침 대선 길목에서 선정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강력한 ‘도덕’의 칼을 뽑았다.

화학적 거세에서 물리적 거세까지 일사천리로 나가자고. 전자발찌도 더욱 강화하고 성범죄자 신상을 동네방네 알리자고. CCTV를 대폭 증설하고 불심검문 정도는 순순히 받으라고. 이참에 사형제를 존속시켜 흉악범들로부터 우리 아이들과 연약한 여성들을 보호하자고. 그리하여 자본주의 품안에서 ‘안전’하게 살자고 말이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성특법) 시행 직후 현장 성노동자들을 만나 전국 성노동자 조직을 제안(성매매 여성 연대기구 뜬다: 경향신문 2004.11.06/ `성매매 금지법` 반대 첫 인터넷언론: 문화일보 2004.12.15)하고 성노동/성노동자운동에 직접 관련해 온 한국인권뉴스는, 성특법을 시작으로 향후 유사한 법·제도들이 등장해 파시즘의 강력한 일상적 수단으로 귀결되리라 예상하고 먼저 성특법 폐지운동부터 나섰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확산돼 ‘건강파시즘(Health Fascism)’에 대한 저항운동으로까지 확산해야 할 형편이다.  

  성특법 시행 8년이 지난 지금 그 아류인 법·제도들은 ‘건강이데올로기(Health Ideology)'로 가일층 진보?했다. 역사적으로도 나치(NAZI)가 ‘모럴 테러리즘’(대상: 술·성性·담배, 방식: 낙인찍기stigmatization)으로 인종청소 등을 통해 아리안족의 건강성을 강제한 것처럼 대-한-민-국도 그 길을 복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성性분야(매춘/성매매)는 실효성과 무관하게 어쨌든 금지주의 성특법으로 법제화를 이루었으니 담배와 술이 그 다음 순서였다. 그 외에도 건강파시즘을 뒷받침 하기위한 법·제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금연구역을 크게 넓히고 과태료를 10만원까지 증액시켰다. 도심지에서는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담배 피울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게 했다.

대 시민 서비스도 친절하게 진보?했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본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몰래 신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T알리미 서비스 시범지역: 강남구, 대전시 등) 덕분에 완장 찬 사람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나타나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게 됐다. 군(軍)도 입영장병들에게 금연서약서를 작성케 하는 등 강력한 금연운동으로 화답했다. (인권침해 관련, 본지 2012.6.28 인권위 진정)

  경찰청은 술에 취해 주민들을 폭행하거나 관공서 등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을 ‘주취폭력배’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도 공원에서 음주행위를 전면 금지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학에서 음주를 못하게 강제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곧 입법예고된다. 내년부터는 대학 내에서의 술판매와 음주가 전면 금지되며, 따라서 대학축제 기간 동안 열렸던 일일주점이나 시민사회운동 단체들의 대학 내 후원주점 행사들이 자취를 감추게 된다는 얘기다.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은가.  

  전과자의 일상생활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할 수 있는 내용의 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최근 경찰이 입법예고한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은 살인·성폭력·강도·상습절도·조직폭력·약취유인 등 강력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주소지 거주 여부, 가족 상황, 직업 및 직장 등 소재지, 교우관계, 재범 위험성 및 사회생활 적응성 판단에 필요한 자료 등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재범 우려’가 높은 사람이 대상이라고는 하지만, 그 자의적 잣대가 공권력의 도덕성?과 함께 어디로 불똥이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보건복지부는 2013년부터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개인별 정신건강수준을 확인하는 생애주기별 정신건강검진을 실시한다고 선포했다. 취학 전 2회, 초등생 2회, 중고들 각 1회, 20대 3회, 30대 이후 각 10년마다 2회씩 정신건강을 묻는 문답지를 개인들에게 보내 이를 기준으로 위험군인지 아닌지를 가려내어 위험군인 경우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을 통한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상담들을 적극 권장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진미(진단검사의학 전문의)는 “전 국민 정신건강검진이 국가 감시시스템의 일환으로 위험한 개인을 색출하여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리는 배제의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거나, 전문상담시장의 마케팅이 될 수도 있다.”고 크게 우려한다.

국민건강당, 권력 방해자들에 대한 규제

  건강파시즘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책으로 알렉스 쉬어러의『초콜릿 레볼루션』이 있다. 이 풍자소설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의 모토로 삼는 ‘국민건강당’이 집권한 뒤 모든 단 것을 금지하는 ‘사탕과 초콜릿에 관한 특별법’을 선포하는 독재국가가 등장한다.

‘초콜릿과의 전쟁’이 선포되고 단 걸 좋아하는 아이들은 먹거리를 억압당한다. 과자와 빵을 만들어 파는 서민들은 생계가 벼랑에 몰리고, 경찰은 초콜릿 탐지기를 지닌 채 거리를 활보하고, 청소년선도단은 동료를 감시·밀고하며 당에 충성한다. 집집마다 도청은 기본, 불법자들은 잡혀가 혐오치료법이라는 정신교육을 받은 뒤 통제에 복종하는 순한 양이 돼 복귀한다. 저자는 이런 폭압적 사회에서 초콜릿 밀거래자들을 희망의 저항투사로 묘사하고 있다.  

  역사학자 스티븐 데이비스(Dr. Stephen Davies, 맨체스터 폴리테크닉大)는 오늘날 개인의 자유를 가장 교활하게 위협하는 것이 건강파시즘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또 이와 관련하여 대중들에 대한 정치 엘리트들의 과도한 영향력으로 인해 공공정책에 심각한 해로움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애연가 자유기구」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그의 견해는 담배를 피우고 안 피우고의 문제를 넘어 우리들의 일상을 함부로 규율하려는 ‘건강파시스트’의 정체를 이해·폭로하고 저항하는 데 매우 유용해 보인다.

스티븐 데이비스는 첫째로, 건강파시즘은 파시스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세밀한 건강추구 정책 프로그램으로 자신들의 권력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의 활동을 규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즐겨 사용된다고 경고한다. 그들의 진정한 의도가 건강이 아니라 권력이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 건강파시즘에 해당하는 전반적인 프로그램들은 공동체 사회를 위협할 정도의 매우 위험한 것으로 파시스트로 명명될 만한 사람들에 의해 제안되고 시행된다고 말한다. 이는 건강파시즘 프로그램들이 온갖 낙인찍기로 사회 구성원들을 이간질 시켜 갈라놓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국회입법과는 별개로 행정관료들에 의해 날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행정입법(위임명령, 집행명령, 행정명령 등)도 좋은 사례에 해당한다.

세 번째로, 건강파시즘을 추진하는 사회적 환경에는 엘리트주의적인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스티븐 데이비스는 건강파시즘 프로그램들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습관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익하다고 여겨지는 내용(건강정보)들로 채워지며 이러한 정책의 실현은 특정 엘리트들에게 커다란 이익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네 번째로, 건강파시즘은 (현재로선) 우파와 좌파가 혼재된 상태이며 따라서 건강파시스트들은 정치적 스펙트럼에 있어 모든 영역에서의 지원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성性분야(매춘/성매매)의 경우 국내 성특법은 매우 후진적인 금지주의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진보적?이라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아래서 주류 여성계에 의해 제안되고 좌우불문 모든 정치집단들에 의해 승인되었으며, 운동진영 또한 묵인·방조한 사실이 있다.    

다섯 번째로, 건강파시즘의 성격을 지닌 다양한 건강운동들의 핵심 전략은 사회구성원들의 ‘도덕적 패닉’에 대해 강력한 자극을 주는 데 있으며, 파시스트들은 건강파시즘의 관철을 위해 프로그램 제안 전에 그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을 충분히 고려한다고 본다. 이는 그 사회 대중들이 국가라는 빅보스의 도덕적 훈육을 통해 고분고분 순치될 정도로 정치적 의식이 저열한 상태라야 건강파시즘이 성공할 수 있다는 파시스트들의 지능적인 판단을 의미한다.  

격조 높은 저항으로

  21세기 한국 사회에 철 지난 나치식 건강파시즘이 광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성특법 당시도 그랬던 것처럼 저항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진보진영에서조차 이런 화두를 꺼내면 돌아오는 건 “난 성매매 반대해” “난 담배 안 피워” “술은 몸에 나빠”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지만 잘 안 되네”라는 단편적인 반응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자본주의 아래 파시즘이라는 구조적 음모와 재앙을 말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엄중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사안별로 개별적인 ‘도덕적 찬반론’ 수준에 머무른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건강파시즘에 공모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성특법 시행 8년, 그만하면 우리는 혹독한 후과를 지긋지긋하게 그리고 명백하게 치르고 있지 않은가. 자! 이제 파시즘에 제대로 맞설 수 있는 격조 높은 저항을 준비해보자.  


글: 최덕효 (한국인권뉴스 대표)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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