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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에 관한 페미니즘 담론과 형사정책적 딜레마 / 김은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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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8 22: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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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파일 참조]
맺 음 말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성매매를 범죄로 만든다고 해서 그러한 욕망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상 성매매를 제거할 수 있는 정책이란 없다. 가장 최선의 정책은 성매매와 연관된 문제들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정책 선택의 적절성 평가는 불완전한 현실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불완전한 현실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페미니즘 실천의 토대이며, 현실변혁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불완전한 현실에서도 페미니즘 원칙을 세워갈 수 있는 개념적 틀을 제공하고 있는 앤 퍼거슨(1996)의 작업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우리는 그의 “도덕적 위험부담으로서의 성매매”라는 개념으로부터 현재 두 페미니즘 운동 세력간에 놓여있는 대립․담화불능 상황을 빠져 나올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다.
퍼거슨(1996)은 성공적인 페미니즘은 이상적 가치(ideal morality) 뿐만 아니라 이행기적 가치(transitional morality)를 모두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행기적 윤리는 현재의 모든 불완전한 현실들에 페미니즘의 가치를 개입시키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가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입장에서 퍼거슨은 도덕적으로 근본적(basic), 도덕적으로 위험스러운(risky), 도덕적으로 금지해야 할(forbidden) 실천들 간의 구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Ferguson, 1989). 그가 보기에 “성매매”는 도덕적으로 금지해야 할 실천이라기 보다는 ‘도덕적으로 위험부담 있는 실천’으로 평가한다.
그는 엠마 골드만(1917)이 “자본주의와 결혼과 매춘제도간의 관계”에 대해 제기한 문제의식을 정당하게 평가하면서, 가부장제 하에서 결혼제도와 마찬가지로, 성매매 역시 여성의 성을 남성 통제에 종속시키지만, 특정 맥락에 놓인 개별 여성은 이러한 제도 안에서도 남성 지배에 저항할 방법을 찾기도 하였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가부장적 사회에서 결혼이나 성매매에 자유롭게 참여했다고 스스로가 보고 있는 개인은 도덕적으로 금지해야 할 실천이라기보다는, 도덕적으로 위험스러운 실천에 참여하고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퍼거슨, 1996：27).
이러한 입장에서 보면, 매춘여성들의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성매매 제도 자체를 불법화해야 한다면, 가정폭력의 주된 원인이 가부장제적 결혼제도와 관행에 있다고 해서 그러한 결혼제도 자체를 불법화하거나 거부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도 가능하다. 오히려 매춘여성을 위한 접근방법은 가정폭력 피해자와 같은 방식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은 아닌가?
매맞는 여성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는 것처럼, 도망친 매춘여성을 위한 피난처를 설립해야 하며, 그녀들은 그들의 의사에 반해서 거기에 들어가거나 혹은 남아있도록 강제되어서는 안 된다. 여성들에게 주어진 선택권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성매매를 선택한 여성 개인들은 적어도 최상의 단기적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선택은 가부장적 결혼을 정상화시키려는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허용하며, 남성의 개별적 지배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동일 계급내의 다른 여성들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성매매를 도덕적으로 근본적이라기보다는 “도덕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범주화하는 것은 국제적․국가적 수준에서 의무화된 성착취 반대협정을 지역적 수준에서 뒷받침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성착취 근절이라는 장기목표하에서 지역적 맥락하에서 매춘 여성의 권리보호를 위한 비범죄화라는 단기 전략을 채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퍼거슨(1996)은 매춘여성이 더 이상 낙인찍히지 않으면서, 성적 착취에 반대하는 총체적인 정책을 채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중재에 따른 분명한 이익은 성매매를 둘러싼 페미니즘 운동의 분열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상적인 성윤리를 요구하는 국제 페미니스트 동맹이 사용할 수 있는 성매매에 관한 다른 정치윤리적 입장을 허용할 수 있고, 단기적 전략으로서 변화하는 성윤리를 요구하는 섹스노동자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 연대 그룹이 법적 권리와 경제적 선택권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퍼거슨, 1996：29).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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