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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 여성가족부 장관 연설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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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4 0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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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제3위원회 여성가족부 장관 연설문
(2013.10.11, 뉴욕 유엔본부)
존경하는 의장님,
유엔과 사무총장님,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들의 헌신으로 여성 권리 보호를 비롯한 여성의 지위향상은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특히, 국제사회는 무력 분쟁 지역에서의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범죄를 종식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비엔나 세계 인권선언」과 「유엔 여성폭력철폐선언」을, 「북경선언 및 행동강령」과 「여성, 평화와 안보에 관한 안보리 결의안 1325」를 이루어 냈습니다. 또한 올해 4월, G8은 분쟁 하 성폭력 방지에 관한 선언을 통해 정부들이 인도에 반하는 범죄를 자행한 개인들에 대해 그들의 국적에 관계없이 조사하고 기소할 책임이 있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범죄는 여전히 자행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과거에 저지른 범죄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잘못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위안부 문제입니다.
의장님, 저는 오늘 위안부 할머니들과 그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한때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던 이들이었으나 현재까지 살아있는 분들은 56명에 불과합니다. 어떤 분은 밭에서 일하다가 끌려갔고, 어떤 분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속임수에 넘어가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누군가에 의해 모집되었고, 누군가에게 인계되었습니다. 그분들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걸쳐 한 국가의 전장의 부대로 나뉘어 배치되었습니다. 그분들은 조직적으로 관리되어 군병원에서 성병 검사를 받았고, 항상 철저하게 통제되었습니다.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10대의 어린 소녀였습니다. 그분들은 간절히 도망치고 싶었지만 도망칠 수가 없었습니다. 삼엄한 경비 속에 감옥의 죄수와도 다를 바 없이 살았습니다. 하루에도 열 명에서 서른 명의 군인들을 상대해야 했습니다. 거부하거나 저항하면 심하게 맞았습니다.
이분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잊을 수도 씻을 수도 없는 끔찍한 기억과 깊은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진실을 잊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지난 8월, 두 분의 위안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 중 한 분은 관련국 정치인들이 자신들은 이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뉴스보도를 보신 후, 스스로 식음을 거부하다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이제 남은 할머니들의 평균 나이는 88세입니다. 그 중 많은 분들이 병원에 입원해 계십니다.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채 음식도 먹지 못합니다. 위안부 생활로 인해 자식을 나을 수도 없는 몸이 되거나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혀 제대로 결혼도 할 수 없게 된 탓에 이분들의 유일한 가족은 양자나 조카들뿐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을 위해 생활비, 치료비 등의 지원을 해오고 있으며, 저는 여성의 권리와 복지 문제를 책임진 주무부처의 장관으로서, 생존해계신 할머님들 한 분 한 분 모두를 만나 뵈며 이 분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 대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질적 지원만으로는 이들의 상처가 치유될 수 없습니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당사국의 진정성 담긴 사과와 책임있는 이행조치,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휠체어에 의지해 지난 석달동안 3개국 12개 도시 50,00km를 강행군하며 떠올리기 싫은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고 계신 것도 바로 이러한 역사를 바로잡고자 함입니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의 권고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계속 요청함에도 불구하고 당사국이 전혀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데에 저는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사과는 과거의 잘못을 탓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사과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용감있는 노력이자 약속입니다. 저는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당사국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합니다. 할머니들은 당사국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들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함으로써 할머니들이 겪으셨던 고통을 완전히 인정하고 밝히기 전에는 결코 편히 눈감으실 수 없다고 하십니다.
당사국은 지난 20세기에 자행된 성폭력으로 인해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상처받은 몸과 영혼을 안고 살아가시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과 슬픔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모래시계의 모래가 조금씩 조금씩 떨어져 내리고 있습니다. 만일 모래시계의 마지막 모래까지 다 떨어져 내려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기를, 그래서 자기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증언할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게 되길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저는 그것이 중대한 실수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역사의 모래시계는 늘 다시 뒤집어 세워졌습니다. 역사의 모래시계는 멈추지 않습니다.
의장님,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당사국이 이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분명히 인정하고, 유엔 인권 기구들이 권고한대로 피해자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제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처를 모두 아물게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특정 국가 사이의 단순한 외교적 분쟁이 아닙니다. 이 위안부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분쟁 지역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우리의 목소리는 힘을 잃을 것이며, 우리는 이를 영영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위안부 문제는 과거의 문제가 아닙니다. 위안부 문제는 우리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현재의 문제입니다. 저는 오늘 이 회의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출처: 여성가족부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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