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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의
개정 및 폐지에 앞장섭니다.
 
 
 
 


진중권의 <성매매 금지가 좌파정책?>에 대한 반론 2004-12-27 00:39:33    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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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은 옳은 말을 많이 해왔다. 오류를 범한 적도 없지 않지만, 대개 정당한 주장들을 했다. 나는 그를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누가 나를 진중권의 팬이라고 불러도 굳이 부정할 마음이 없다. 이런 말을 굳이 하는 것은, 내가 이 글에서 그의 입장을 비판한다고 해서 그의 적대자들이 별로 즐거워할 것은 없다는 것을 이미 알려두고자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글이 비단 진중권만이 아니라 이 정책을 주도한 여성부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나아가 우리는 이 문제를 단지 실용적 기준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의 권한에 대해 원칙적으로 생각해보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번에 성매매와 관련해서는 진중권이 입장을 잘못 잡았다. 이번 글은 헛발질만 하고 있는 글이다. 문제가 뭔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어리석은 자들에 대한 유쾌한 웃음 가운데 우리는 성판매자들의 삶을 망각하고 만다.

지금 문제는, 성매매가 좋은 것이냐 나쁜 것이냐,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문제는 따로 논의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고, 여기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겠다) 문제는, 국가가 성매매를 금지하고, 성매매자를 처벌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매매에 대한 국가의 이러한 접근방식이 과연 얼마나 정당한가 하는 것이다.

성매매가 나쁜 것이다,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국가의 성매매자 처벌이나 이러한 접근방식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성매매를 옹호하고, 성매매는 도덕적으로도 정당하다고 하는 주장이 반박되었다고 해서 지금 국가의 정책이 저절로 옹호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부분집합을 전체집합과 등치시키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국가를 옹호하다가는 자기도 모르게 국가지상주의로 빠질 수 있다. 국가에 의한 성매매 금지와 처벌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 성매매가 단순한 도덕적 비판을 넘어서서 법적으로까지 금지되고 처벌되어야 하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

우리는 모든 부도덕한 행위를 처벌하지는 않는다. 경제가 안 좋아서 가난한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최고급 외제차를 타고 엄청난 사치를 해대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행위를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가난한 이웃이 굶주리고 있는데도 도와주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행위도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절박한 상황에 빠진 친구가 보증을 서달라고 할 때, 돈여유가 있으면서도 못해주겠다고 하는 것도 야박한 짓이다. 그러나 이런 행위도 우리는 처벌하지 않는다. 국가가 법으로 어떤 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공공의 이익에 분명하고도 심각한 손해를 끼친다는 뚜렷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성매매는 공공의 이익에 그런 손해를 끼치고 있는가? 그 때 옹호되는 공공의 이익이란 무엇인가?

진중권의 이 글이 유일하게 내세우는 근거는 인권침해라는 것이다. 인권은 사회가 방어해야 하는 마지노선이다. 인권은 모든 다른 이익에 우선하여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다. 그런만큼 쉽게 인권을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인권을 한껏 늘여놓으면 국가의 개인에 대한 지배와 통제가 그만큼 더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가 침해하는 인권이란 무엇인가? 다른 모든 가치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그 가치란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제시되지 않는 한, 국가가 성매매를 법으로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을 옳다고 할 수 없다. 국가의 월권행위라는 말이다.

나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성매매가 완전히 종식되는 데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최소조건은 그러나 모든 여성이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조건이라고 한 이유는, 그런 상황에서도 성을 판매하려는 여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사 완전한 달성은 불가능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 목표를 향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성을 판매하는 여성은 거의 대부분이 사회 내의 부의 불평등의 피해자들이다. 그런데 지금 국가는 사회적 불평등을 그대로 놓아둔 채, 아니 한편으로 강화하고 있으면서(신자유주의 경제정책), 다른 한편으로 그 피해자들을 사회의 표면으로부터 제거하려고 하고 있다. 이것은 엄청난 위선이며, 또 한번의 억압과 배제다. 본질적으로 지금의 집창촌 철거는 빈민촌 불법주택 철거나 가판상인에 대한 철거와 다를 바가 없다.

나는 국가가 이번 조치로 인해 실업상태에 빠지게 된 여성들을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리라고 결코 믿지 않는다. 또한 앞으로 빈곤한 여성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국가는 빈곤한 여성의 돈벌이 가능성을 하나 제거하기만 했을 뿐,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이번 조치의 실효성을 떠나서 그렇다.

물론 내가 현재상태를 그대로 놓아두라고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국가는 그동안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하여 성매매여성이 착취당하고 인권이 유린당하는 상태를 방치해왔다. 오히려 국가의 하수인인 일부 경찰들은 이 착취에 가담해왔다. 이러한 착취와 인권유린은 무겁게 처벌되고 철저히 근절되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성판매자의 신변을 보호하고 그들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성판매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사회보장차원의 조치들을 확대해야 한다. 바로 이런 것이 성판매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조치들이다. 인권은 설사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하는 가치인 것이다. 이런 가치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에 속한다. 오랫동안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아오던 국가가 갑자기 돌변하여 이번에는 의심스러운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9.11테러가 터졌을 때 미국대통령 부시는 테러범들을 잡아야 한다는 소리만 지를 뿐이었다. 반미감정이 왜 이렇게 대규모로 증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그리고 테러에 대해 테러로 대응했다. 지금 우리 국가는 성매매는 성매매자를 처벌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한다. 성매매가 왜 이토록 증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부시와 다를 바가 없다.

나는 지금 성매매금지법을 관철시키는 사람들의 진정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자신의 남자가 다른 여자를 찾지 못하게 된 것을 좋아하는 데서 생각이 그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중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정말로 성판매자들을 불쌍하게 여기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성판매자들이 당하는 고통에 진실로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점에서는 나도 다를 바가 없다. 분노의 진정성을, 성판매자에 대한 사회적 연대감을 독점하려고 하지 말라. 분노의 진정성이 대응방식의 정당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자신들과 다른 대응방식을 주장한다고 해서 파렴치한 인간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독선일 뿐 아니라, 더우기 이런 입장을 국가권력을 통해 강제하는 것은 독재다. 자신의 도덕성이 절대적으로 확실하다는 믿음이 낳는 독재 말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독재도 아주 드물지만은 않았다.

출처/ http://blog.naver.com/jotiple.do?Redirect=Log&logNo=66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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