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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의
개정 및 폐지에 앞장섭니다.
 
 
 
 


성매매 방지법 논란,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가! / 사회진보연대 2004-12-17 19:36:47    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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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23일 “성매매알선 및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이하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되고 한 달간의 집중단속 기간이 끝났다. 한 달 동안 성매매방지법을 둘러싼 사회적인 논란들은 지난 7일 여의도 앞 성매매 종사자들의 집회로 더욱 폭발적으로 진행되었다. 법제정을 추진한 여성단체들이 더욱더 강력하고 체계적인 법의 집행을 요구하는 가운데, 성매매 종사자들의 집회를 계기로 공창제 도입 주장에서부터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성노동자로서 인정하자는 주장까지 다양한 입장들이 제기되었다. 사실 생존권을 요구하며 성매매 여성들이 거리 시위에 나선 것은 누구에게나 적잖은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집회가 포주들의 압력으로 ‘동원’된 것이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여성부와 여성단체들이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제정했다는 성매매방지법이 그녀들에게 그 자체로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성매매방지법을 둘러싼 논란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녀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가 왜 사회적 충격이 되었는가

사실 그녀들의 집회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것은 그녀들의 요구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첫 번째는 사회의 음지에서 뭔가 석연치 않은 일을 하는 그녀들이 대낮에 집회에 나와 발언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타락한 여성일 뿐이라는 입장에서든, 성매매 범죄의 피해자로서 마냥 움추리고 있어야만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든 집회에 나온 여성들의 발언과 존재는 불편한 것이었다. 그러나 생존권이든, 인권이든, 노동권이든 그녀들이 어떤 일을 하는가와 상관없이 누구나와 같이 시민권을 가진 인간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되어야 그러한 요구가 가능한 것이다.

두 번째는 그녀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며 나올 정도로 강력한 법 집행을 했다는 점이다. 어쨌든 그녀들의 ‘생존권’ 요구는 포주들의 이해와 같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법의 애초의 취지가 어떻든 성매매방지법의 가장 가시적인 효과는 구매남성의 처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집중단속 기간 동안 강력한 법의 집행으로 더욱 극적인 효과를 드러냈다. 더구나 성매매가 행해지는 공개된 장소로서 단속이 집중되었던 집창촌(집결지)에 있어선 손님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매매방지법이 성매매 여성들에게 먹고 살 다른 대안을 내놓은 것은 아니었다. 성매매 공간이 포주와 폭력배, 그리고 구매남성들의 폭력과 착취가 이루어지는 인권의 사각지대라 하더라도 그녀들에게 주어진 어찌 보면 ‘유일한’ 일터라는 점에서 성매매방지법의 강력한 집행은 생존의 위협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들의 생존권 요구는 성매매방지법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적으로 드러냈다. 그리고 포주와 남성들은 ‘그녀들을 자유롭게 착취할 권리’와 ‘성을 자유롭게 살 권리’를 그녀들의 요구를 등에 업고, 자유롭게(?) 분출했다. 성매매방지법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방지법이 목적한 성매매가 범죄라는 인식보다, 남성들의 성욕과 그녀들의 생존권을 결합할 수 있는 공창제의 불가피한 필요성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성매매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 이는 성매매방지법이 지원대책 등을 마련하지 못한 불충분함 때문이 아니라, 성매매가 법적 집행을 통해 근절될 수 있다는 성매매방지법이 지닌 애초의 한계 때문이다.

성매매방지법의 근본적인 한계는 무엇인가

성매매 근절이 구매자, 포주, (예외를 두더라도) 성매매 여성을 처벌함으로써 가능하다는 발상은 성매매 문제를 개별 당사자들의 문제로 한정해서 바라보는 것을 벗어날 수 없게 한다. 성매매방지법이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구매남성을 처벌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성매매방지법의 진일보한 측면으로 평가하는 것은 수요를 차단한다면 성매매를 근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이라면,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의 ‘성인 남성의 성욕을 해소할 길이 없어졌다’란 발언은 왜 비난받아야 하는가? 그렇다면 왜 성매매되는 사람들의 절대 다수가 여성인가? 여성들은 성적욕구가 없기 때문인가? 윤락행위방지법과 마찬가지로 금지주의 입장을 계승하는 성매매방지법 시행으로 오히려 성매매가 음성화된다는 것은 사실인데, 이 말은 법의 테두리를 넘는 성매매를 양산하는 구조가 있음을 역설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금지주의는 성이 돈으로 매매되는 것을 도덕적 타락의 이유로, 혹은 사랑과 분리된 성매매에 대한 반대 등을 이유로 국가의 규제가 성매매 근절의 해결책이라 생각해온 입장이다. 그런데 남한에서 자그마치 24조원이라는 GDP 4%(농업수준)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의 성산업이 횡행하고 있는 이유가 성매매 남성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었나.

창녀가 가장 오래된 직업이든, 포주가 가장 오래된 직업이든 성매매에 대한 국가의 통제 또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국가가 성매매를 통제한 것은 배타적인 남녀관계의 제도로서 가족을 구성하기 위해 여성의 성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가부장적인 가족제도는 부계혈통과 사유재산 상속을 위해 일부일처제를 확립했다. 부계혈통 유지를 위해 여성의 성욕은 부정되고 오로지 재생산을 위한 성적 행위만 허용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정조개념은 여성에게만 적용되었고 남성들에게는 자유로운 성욕 추구가 용인되는 이중규범을 형성했다. 여성의 가정으로의 유폐와 성적 억압은 남성의 경제적 지배와 성적 착취를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았고 가족제도의 성립과 함께 여성을 아내와 창녀로 구분 짓는 역사가 시작된다. 결혼제도를 거부하거나 남편에게 생계를 의지하지 않고 자립하고자 하는 여성은 남성에 의해 창녀로 불려졌고, ‘창녀-성녀’ 낙인은 여성들에게도 주입되어 창녀가 되지 않고자 스스로 정조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거나 창녀를 경멸하는 태도를 내면화하게 되었다. 여성의 성욕을 억압하는 반면, 남성의 성욕 추구를 위해 성매매는 가족제도를 위협하기는커녕 공존해왔다. 국가가 이러한 일부일처제 가족 제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정책들을 수행해왔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성매매되는 자가 대부분 여성이고, 성을 사는 남성 구매자가 대부분 기혼이라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역사적으로 금지주의는 성매매를 절대 철폐시키지도 감소시키지도 못했다. 오히려 성매매를 더욱 음성화하였고, 성매매 여성들을 범죄자로 인식하게하고, 성매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이중적 착취구조에서 더욱더 취약한 위치로 몰아넣었다. 더욱더 문제는 ‘나쁜여성-착한여성’이라는 여성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강화시켜왔다는 점이다. 공창제나 합법화 역시 이러한 이중잣대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왜 성매매 여성들이 자신의 현실을 언어화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어렵게 탈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가.

금지주의 태도를 취해왔던 여성운동의 입장은 법집행을 통해 성매매를 관리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고를 전제하기 때문에 국가의 법집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성매매 방조자이자 가장 큰 포주인 국가에 대한 비판을 희석화시키는 맹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성매매 여성은 ‘나쁜 여성’이라는 낙인 또한 없애지 못한다. 이것이 성매매추방운동을 출발시켰던 1세대 페미니즘의 근본적 한계인 이유다. 이러한 낙인이야말로 성매매 여성들을 가정과 공동체로부터 추방하여 성매매 여성들을 고립시키고 성매매 여성들을 지속적으로 성매매와 연관된 범죄의 피해자로 머물 수밖에 없게 했다.

노무현 정권이 성매매방지법을 추진하는 이유

이번 성매매방지법 시행으로 기존에 대다수 훈방처리 되었던 성매매 알선자와 구매자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성매매방지법을 시행하는 “노무현 정권은 ’좌파‘정권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매매방지법은 마치 대단한 사회개혁이라도 한 것인 양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150만 성매매 종사 여성 대비 전국적으로 7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매매 여성을 위한 재활시설 현황을 두고 현실적으로 들어오는 여성이 적기 때문에 별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여성부의 발언이나 탈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지원대책 마련이 현실성이 결여된 채 미비한 점을 볼 때, 정부가 내세우는 명분에 미흡한 졸속적인 대책이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성매매방지법을 제정, 시행한 이유가 진정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고 바람직한 성문화를 정착하고자 하는 것에 있는지 의심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실제 정부로선 사회적 충격을 던져 준 2000년 군산 화재사건을 계기로,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하고 우리사회의 인신매매적 성매매 현실을 바꾸고자 한 여성단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성매매방지법의 제정은 여성운동이 이뤄낸 성과이기도 하지만, 이는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필요와 만나고 있다.
정부는 “외국에도 유래가 없는 2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의 성산업을 줄이는 것을 1차 목표로, IT강국이자 민주화를 효율적으로 이뤄낸 국가가 미국 국무부의 2004년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성적착취목적으로 매매되는 여성의 ‘근원지, 목적지, 중간경유지’로 ‘지목’된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 던지기 위해” 이제는 성매매를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에 있다. 즉 정부에게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대표적 이유가 되고 있는 거대한 성산업을 건전화해서 국가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성매매방지법 시행의 1차적인 목표인 것이다. 어차피 정부의 입장에서 150만에 이르는 성매매 여성들을 탈성매매 할 수 있도록 지원해서 사회로 되돌릴 필요가 있었을까. 그런 대상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겠지만, 있다면 좀 더 많은 유연한 노동력이 필요해서 일 것이다.

또한 여성단체들의 반발에도 작년 연말에 통과한 건강가족기본법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건강가족기본법은 모든 국민은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가정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가지며, 모든 국민은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혼인과 출산의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가족해체와 저출산이 국가 위기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여성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겠다는 발상과 같다. 국가는 이를 위해 가정을 ‘음란물, 유흥가, 폭력 등 위해 환경으로부터의 보호’하는 것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위해 환경인 성매매(와 성매매 여성성들)을 근절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거 박정희 정권 때 61년 윤락행위방지법을 제정해 한편으론 성매매를 확장하고 여성들을 외화벌이 팔아 넘기면서, 다른 한편에선 정화운동을 벌이고, 동시에 가족계획을 국가적 정책으로 실행해 여성의 출산력을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통제하고자 했던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 국가가 성매매를 통제하고자 하는 이유는 성매매를 근절하거나 성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를 목적하는 것이 아니며,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제한하고 통제하고자 함에 있다.

그렇다면 성은 사고 팔 수 있는 것인가

남녀관계가 변하지 않고서 성매매가 근절될 수 없다는 입장이 성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입장이 되는가. 여성이 자신의 성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권리가 획득되지 않는 한 성매매가 근절될 수 없다는 입장이 현실의 성매매 여성들과의 진정한 연대를 가로막는 이유가 되는가. 그렇지 않다. 인간의 인격과 성이 독자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는 점에서 성을 사고, 파는 것은 양자에게 인격적 손상을 준다. 이것은 윤리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성욕 때문에 성을 사고 돈 때문에 성을 파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계속 여기에 도덕적 단죄만을 가할 것인가. 우리는 역사적으로 금지주의가 성매매를 근절하는데 실패했던 교훈을 성매매 폐지가 사회의 근본적 변화 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새겨야 할 것이다. 또한 성매매의 궁극적 폐지가 여성해방의 과제와 다르지 않으며, 성매매 여성의 문제가 여성 일반의 문제임을 역설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당장의 성매매 여성들의 착취와 폭력의 현실을 외면하자는 게 아니다. 국가는 성매매 현장에서 나오고자 하는 여성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하며,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손상된 자아를 회복하고, 사회에 편입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이것은 성매매 현장에 머물러 있거나 머물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상황을 개선하고 그럴 수 있도록 그녀들의 자기조직화를 옹호하는 것과 함께 가야 한다. 한국에서 성매매 현장의 당사자 운동이 불가능한 이유가 업주에게 종속되어 있어서 여성이 자유로운 정치 주체로 발언할 수 없고, 포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이라도 자신이 성매매 여성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결혼이 합법적 매춘인 사회에서 누가 그녀들을 나쁜여성이라고 비난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녀들이 자기긍정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을 제거하는 투쟁이 성매매 범죄의 일주체로서 여성을 무조건 비범죄화하는 것보다 현실 불가능하다고 저울질 할 수 있는가. 그녀들이 포주의 착취로부터 민법상의 보호를 받을 권리, 성병에서 안전하게 성을 팔 수 있는 권리, 변태고객을 거부할 권리, 구매남성의 강간과 폭력에서 보호받을 권리, 원하는 곳에서 살고 일할 권리들은 요구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

성매매에 대한 우리의 투쟁은 성매매여성들이 여성이자 시민으로서 권리를 가진 주체임을 확인하고 이렇게 사회적 인식을 바꾸어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출처: 사회화와 노동 [ 243 호] 2004-10-30
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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