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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노동자, 성노동자, 이주노동, 실업노동자 / 피터 워터만 2008-01-17 19:08:30    3,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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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으로서의 ‘혁명’이 아닌 ‘해방’을”
[인터뷰]피터 워터만, ‘글로벌 노동헌장 운동’ 제안


피터 워터만은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해서 국제적인 노동운동에 기여해온 연구자이자 활동가로,‘사회운동적 노조주의’를 주장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피터워터만은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사회운동포럼, 민주노총 토론회 및 학술연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풍부한 토론을 진행했다. [민중언론 참세상]은 피터워터만을 만나 현재 노동운동이 직면한 과제와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피터 워터만은 노동운동이 지구적 정의 연대운동과 접합지점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노동 헌장 운동’을 통해 새로운 우리의 유토피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혁명이라는 하난의 '사건'이 아닌 '해방'을 위한 피터워터만의 제안이 울림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다음은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먼저, 사회운동포럼, 민주노총, 학술 연구자등 많은 사람들은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운동을 접한 느낌이 어떤지 궁금하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매 10년 마다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한 셈이다. 매번 올 때만다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사회의 변화는 대단히 압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사회운동을 이끌어야 한다는 데는 비판적”


이번 방문에서 민주노총을 방문했고, 사회운동포럼에서 강연도 하고, 교수들도 만나 토론을 했다. 미디어 운동을 포함해서 사회운동 및 노동조합 운동의 풍부한 다양성이 매우 놀랍고 인상 깊다. 매우 흥미로웠다.


사회운동 포럼 강연에서나, 민주노총 토론회 등에서 ‘사회운동적 노조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지구적 정의 연대운동’에 대한 언급이 많았던 것 같다. 생각의 변화나 진전들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사회운동노조주의는 국제적으로 논쟁의 주요한 지점에 있다. 설명하자면 길지만, 큰 줄기로 보면 세네가지 정도의 다양한 이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어떤 이론이 지배적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일단 나는 국가와의 파트너쉽, 자본가와의 파트너쉽을 주장하는 노조주의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사회운동적 노조주의의 한편에서는 노조가 사회운동 및 시민사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난 이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이런 운동은 자기자신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자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노동조합이 스스로를 사회운동의 시각, 지구적 정의 연대운동의 관점에서 재발명(reinvent)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운동과 지구적 정의 연대운동의 접합이 필요해"


한국은 아니지만 세계적 수준에서 일반적으로 보면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운동은 노동조합운동이 아니다. 지구적 정의 연대운동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운동은 이런 새로운 사회운동에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조합운동은 이런 새로운 지구적 정의 연대 운동에 발을 담그고 있고, 한 발은 국가 및 자본가들과의 파트너쉽에 발을 담그고 있다고 본다.


자본주의의 위기는 운동으로 하여금 자본주의를 넘어서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를 바라보면 주요한 해방운동은 노동으로부터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오히려 소위 반자본주의 운동, 또는 반세계화운동으로 표상되는 다른 여러명칭들이 있지만 나는 이것을 지구적 정의 연대운동이라고 부른다.


제도화된 국제적 노조의 대응은 대체로 방어적이었지만, 새로운 노동은 노동조합이 있든 없든,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 네트워크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주장하고 있다. 농촌노동자, 성노동자, 이주노동, 실업노동자 등이 그렇다.


국제적인 노동조합과 지구적 정의연대운동 사이에 긴밀한 접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회운동, 지구적 정의연대운동이 같이 대화를 하면서 발전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조합이 이런 변화를 감당하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제 만난 누군가가 왜 노조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지구 정의 연대운동은 개방적이지만, 계급 이슈, 임금 이슈, 노동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노동자들이 사무실과 공장을 넘어서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고, 가내노동자, 소농, 주부 등이 자본을 위한 노동자로 전환되고 있다. 사회운동도 이런 점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의 문제에 대해 사회운동이 좀 더 주목해야 한다.


노동의 변화와 ‘조직형태’ 변화의 필요성


우리는 흔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새로운 프롤레타리아 계급이라고 짐작하곤 한다. 불안정 노동자들이 프리캐리어스 워커(precarious work)이고 이 말을 프롤레타리아트와 결합시켜 ‘프리캐리어트’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그러나 이런 노동의 변화는 최하층 노동자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이건 매우 흥미로운 논이다. 불안정 노동과 불안정 노동자에 대한 토론을 해봐야 한다. 이런 노동자들이 기존의 프롤레타리아트 공장과 사무실 공간에 다시 되돌아 올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 자본주의가 그렇게 작동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노동의 변화로 인해 노조형태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노동운동은 각기 다른 나라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가지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이주노동자들과 실업자들을 조직내로 직접 포괄하기도 하고, 어떤 곳에서도 연맹을 맺기도 하고 구체적 노동조합의 사례를 이야기 하긴 대단히 어렵다. 다양한 정체성과 이익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경험들을 통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노동조합이라는 형태 자체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노동조합은 초기 자본주의 형태에 맞게 고안된 국가적 산업자본 노조주의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류의 노동조합에 대해서 고민하고 기존 노동조합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트워크 형태를 제기하기도 한다.


내가 보기에는 노동조합이 네트워크에 개방되고 네트워킹의 방식으로 수평적으로 유연하게 활동하는 것이 새로운 자본주의의 형태에 적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작년 메이데이를 부활시킨 것은 이주노동자들이었다. 나는 소외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자발적인 다른 형태의 조직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자치적인 조직방식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노동계급의 취약한 부문이 경험이 있는 기존의 조직으로 합해질 경우, 약한 부문에 있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묵살당하기 쉽고, 자신들의 생각을 발전시킬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조직화 이론보다는 네트워크 이론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더 큰 조직 혹은 조직간의 결합만을 생각하게 되면 산업시대의 노조주의로 귀결된다. 이것은 해답이 아니다.


영국의 노사관계 이론가인 리처드 하이만도 노동조합이 네트워크 형태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비판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사회운동노조주의 내에서도 새로운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민주노총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글로벌 노동헌장 운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글로벌 노동헌장 운동’은 국제적 노동 선언문(바마코 선언, 아메리카를 위한 노동강령)에서 자극받은 것이다. ‘인류를 위한 세계여성 헌장’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본적인 생각은 국제적 노동 선언문 같이 급진적 개혁의 내용을 넘어서서 해방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선이 아닌 해방의 내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국제노총(ITUC)에서 제안하고 있는 ‘양질의 일자리(Decent Wo가)’같이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용한 노동(Useful Work)를 제안하자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목적을 위한 노동으로 제안하는 등이 될 것이다.


‘헌장’이 아닌 헌장을 위한 ‘운동’
"이 세계를 넘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제안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헌장이 아니다. 헌장을 위한 운동이다. 그리고 이 내용들은 실제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 헌장은 돌에 새겨진 고정된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바뀔 수 있어야 한다. 많은 국제노동조합 및 기구들의 요구는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요구와 크게 상관이 없다. 그들은 자본가들과 손을 잡고 뭔가를 만들어 놓고, 노동계급을 위해 뭔가를 만들었다고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이 헌장의 제안들은 전복적이어야 하고, 해방적이어야 한다. 유토피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만약 유토피아가 없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노동헌장이 노동운동의 지렛대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계를 넘어선 상상력 없이는 이 세계에 사로잡히고 만다.


내가 사회운동 노조주의를 주장하기 시작한지 25년이 되어간다. 1800년대에는 8시간 노동이라는 것이 있었고, 이 운동은 비교적 성공했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운동을 통해 노동자 계급이 국제적인 계급이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나는 이런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동의 복원, 재발명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 노동헌장을 최초로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은 사이버 공간의 존재 때문이다 우리는 단순히 새로운 소통의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위계적이지 않고, 평등한 관계를 세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사이버 공간을 통해 가지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노동자와의 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난 진짜 노동자들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상으로 생각해 낸 노동자 계급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노동자 계급과의 대화이다. 오늘날의 사회해방은 점점 더 조직화의 문제라기보다는 소통의 문제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혁명이라는 사건이 아니라 해방을 향해야


그리고 나는 혁명이라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해방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남미에서는 연대의 경제를 실험하고 있다. 협동조합이나 물물교환 형태의 무역도 발달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운동의 영역을 넓혀가며 자본주의와 국가가 지배하는 곳으로 침투해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매일매일 일상에서의 혁명, 우리가 있는 어디에서건 혁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사회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를 배울 수 있다.


변정필 기자 bipana@jinbo.net / 2007년09월06일 17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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