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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칼럼] 내가 기억하는 미혼 여성의 몸과 성性 그리고 낙태 2016·10·18 12:51

김영선(한국인권뉴스 기자)

며칠 전 낙태죄 반대 시위가 있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나는 낙태죄를 반대한다. 시위하던 사람들이 부르짖던 것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20년 전 쯤 '여성을 위한 성의학'이라는 온라인 상담코너를 운영한 적이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미혼의 여성이 산부인과에 간다는 것은 끔찍한 경험이다. 들어서면서부터 이유 없이 눈치 보이고 내진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상당이 불편하다.

이 일을 시작한 것은 많은 가임기 미혼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질병이 있음에도 산부인과 병원을 가지 못해 방치하는 것을 보고 온라인으로라도 상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하루에 200여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매일 경악을 금할 수 없는 내용이 들어왔다. 여성이 자신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성에대해서도 지독하게 무지한 사람이 많았다. 구성애 선생이 등장을 한 것이 아마 내가 상담을 시작하고 3년 정도 지난 후였던 것 같다.

목적과는 조금 다르게 상담 내용의 대부분은 임신 여부였다.
임신 사실을 모르는 여성이 상당히 많았다.
관계 후 생리를 했는데 이상하게 몇 달 생리가 없다며 상담을 해 온 경우, 임신 초기 착상 출혈을 생리로 알고 시간을 놓쳐버린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생리 불순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임신에 의해 생리가 멈춘 경우도 많았다. 생리 불순을 상담하는 여성이 상담을 해 오면 먼저 성관계 여부를 물어보는데 온라인 상담이라 익명임에도 처음에는 관계한 적이 없다고 말하다가 급하다는 생각이 들면 사실을 말했다.

그 때는 사후 피임약이 널리 알려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임신임을 알고 피임약을 과다 복용한 여성도 있었고 여의사가 있는 병원을 묻는 여성도 있었다.
근친 간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은 물론이고 술자리에서의 성폭행, 직장 내 성폭행 등등 수많은 성폭행과 임신 상담들이 들어 왔다. 그녀들은 모두 성폭행을 신고하거나 타인에게 말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임신 여부나 알고자 상담을 한 것이었다.
3년쯤 운영을 하고나니 어떤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고민하고 슬퍼하는 이 땅의 여성들이 불쌍하였다.

낙태와 임신중절 수술은 말의 사용 범위에 차이가 있다. 낙태는 자연유산도 포함되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의료 행위를 나타내는 인공 임신 중절이라는 표현을 하겠다.
'여성을 위한 성의학'에는 임신, 여성 질병, 성병, 임신 중절, 처녀막 재생수술, 난임 등 각종 상담이 들어 왔다.
하루 상담 약 200건 중 서너 건이 처녀막 재생수술에 관한 것이었다.

상담 의사들은 좋아했다. 의료 사고나 큰 후유증 염려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불과 20년 전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 중 처녀막 재생 수술을 세 번한 아가씨가 있었다. 모두 선을 보기 위해서 한 것이었는데 운명의 장난 이었는지 세 번째 선 자리에 신랑 작은 아버지로 나온 사람이 수술을 해준 의사 선생님이었다. 이 내용은 상담 선생님이셨던 정** 박사님께서 쓰신 책에도 나온다.

질병 상담이나 임신 중절에 관한 상담이 들어오면 긴장을 하지만 이런 류의 상담이 들어오면 모처럼 이야기꺼리가 생겨 사무실이 즐거워졌다.
그러나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처녀막 재생 수술을 상담해 오면 너무나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 수술로 치유가 될 것인가? 무엇을 치유하려는 것인가?
이것은 아닌데...

내가 자주 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부르짖고 가족주의의 폐해에 대해 강한 말을 서슴치 않는 것은 20년 전 글을 통해 만난 많은 여성들의 영향이 크다.
그녀들의 몸은 그녀들의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몸으로 부터 소외된 상태였다.
자신의 몸은 가족과 사회의 것이었고 자궁은 미래 남편과 그 집안의 것이었다. 몸에 대한 주권이 없는 것은 여성이나 남성이나 비슷했지만 여성에게는 몸을 지킨다는 것이 단순히 사고나 질병으로부터의 방어가 아닌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사회적 인식의 문제였다.

다른 이의 재산을 지키는 수문장처럼 혹시 병이라도 들면 그 수치감이 자신이 고통스러운 것인데도 소문날까 두려워 방치했다. 무엇이 부끄러운 것이었을까?
그러나 남녀 간의 사랑이 어디 그런 것인가? 사랑은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는 것. 그것이 육체에 남긴 어떤 흔적들이 죄가 되는 사회.
그것을 몹시도 두려워하던 이들.
첫날밤을 지내고 이혼을 한 부부이야기가 유행을 하던 시절이다. 그 귀책사유를 여성에게서 찾으며 시시덕거리는 것을 볼 때마다 씁씁한 웃음을 지었다. 야만적인 사회. 무지한 인간들.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앞두고 마음이 아프다 못해 자신의 무능이라며 우는 남자를 많이 봤다. 지금 나의 시리즈 글에 '좋아요' 조차 누르지 못할 만큼 트라우마로 남은 사람도 있다. 그것은 그 시절 남성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나는 여성이므로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남성들의 생각을 잘 알지 못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이 고통의 상황에 놓여있을 때 마음 아파한다는 것 정도 안다.
책임감 없는 남자라고 비판하는 시각들을 볼 때마다 일부의 행태를 일반화시켰다는 생각을 한다.

남녀의 사랑이란, 그 엄중한 시절에도 부모 몰래 도망을 가서라도 함께 있고자 하는 용기를 생기게 하는 것이다. 남녀의 사랑을 배제한 편협한 시각 때문에 잘못된 페미니즘이 판을 친다는 생각도 한다.
나는 늘 남성들에게 피임을 잘 하라고 충고한다. 여성들에게도 똑 같이 말을 한다.
미혼 남성들은 흔쾌히 받아들이고 그 방법까지 묻는데 미혼 여성들은 대다수 꿀먹은 벙어리처럼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조차 싫어했다.
그녀들은 왜 그랬을까...

'내 자궁은 공공재가 아니다. 내 자궁은 나의 것이다'
맞다. 여성 자신의 몸이 맞다.
성관계시 임신을 원하지 않으면 선행되어져야 할 것이 무엇인가?
피임이다.
피임에 실패하여 임신을 하였다면?
낳거나.. 인공 임신중절 수술을 통해 상황을 해결하거나
그런데? 낙태죄 반대 시위에서 왜 여기에서 여성의 자궁 이야기가 튀어 나오는가?

태아는? 자궁의 혹인가?
누가 좀 답을 해 주라..
여성의 자궁이 지금까지 가족의 것이고 국가의 것이었다는 말이 하고 싶은 것인가? 그렇다면 가족주의 폐해와 해체를 먼저 요구하라.
그리고 광장에 나와서 성담론을 만들고 치열하게 싸우라.
낙태죄를 없애기 위한 명분이 고작 자궁이 자기 것이니 손대지 말라는 것인가?
이 카피는 역겨워서 못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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