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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의
개정 및 폐지에 앞장섭니다.
 
 
 
 

우리는 성노동자, 당신들이 진짜 창녀!!! / 연희
2011/06/27  |  8774



한국인권뉴스 2006·06·19

[시민기자석] 우리는 성노동자, 당신들이 진짜 창녀!!!

연 희

내 이름은 연희다. 본명은 따로 있지만 그렇게 불리는 게 편하다. 나이는 25살이다. 나의 가족으로는 할머니, 엄마, 대학생인 여동생과 고등학생인 남동생이 있다.

아빠는 택시기사를 하다 5년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엄마는 몸이 쇠약해서 일을 계속 못하신다. 나이는 55살이지만 지병인 악성빈혈이 있어 조금만 일을 하면 몸에 무리가 와 쉬어야 한다. 4년 전만 해도 식당 주방에서 일을 하셨는데 몸이 영 시원찮아 주인보기 미안해 그만 두셨다. 할머니는 80살이다. 건강하신 편이지만 무슨 일로 돈을 벌 정도는 아니다. 동네 노인정에서 소일하고 계신다.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여동생은 교육대학을 다닌다. 얘는 어릴 적부터 꾸준히 공부를 잘했는데 머잖아 그동안 입에 달고 다니던 선생님이 될 거다. 막내 남동생은 고등학교 2학년이다. 머리도 좋고 부지런한 성격이라 대학가서 자신의 앞가림은 잘 할 것이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생계가 막막했던 우리 집은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를 나와 지방의 어떤 백화점 매장에서 일하던 나는 3년전 엄마로부터 우리집 속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빚이 3천만원이었다. 임대보증금과 생활비로 빌린 사채였다. 엄마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내게 말씀하신 거였다. 눈앞이 캄캄했다. 급한대로 그동안 모아두었던 1천만원을 어머니께 드렸다. 빚에 쪼들리면서 일할 몸이 안 되는 엄마와 어린 동생들 앞에서 내가 버는 월 1백여만원은 너무 초라했다. 지금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은 반지하 방 두 칸인데 보증금 2백만원에 월세가 25만원이다.

6개월을 고민한 후 직장을 그만뒀다. 그리고 집을 나와 나를 알아볼 수 없는 대도시로 거처를 옮겼다. 2004년 5월이었다. 야간업소에서 일하던 친구가 소개한 곳이다. 딴 맘 먹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고 저축만 하면 돈을 모을 수 있다고 했다. 동생들 대학까지는 맏딸인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결정적으로 마음을 움직였다.

집창촌이었다. 처음엔 적응이 어려웠지만 이를 악물고 일했다. 그해 8월까지 4개월 동안 집으로 생활비를 부치고도 1천2백만원을 모았다. 월 4~ 5백만원은 벌었나보다. 그것도 잠시였다. 9월에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대대적인 단속이 들어오고 집창촌은 불을 끄고 살아야 했다. 가뜩이나 경기가 안좋다고 하는데 불꺼진 집창촌에 들어올 사람은 별로 없었다. 거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집창촌에서 불이나 아가씨들이 죽는 통에 엎친데 덮친 겪이 돼버렸다. 단속은 더 심해졌고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어 들었다. 이 바람에 처음으로 데모란 것도 해봤다. 여성단체에게는 씨도 안 먹혔지만 우린 열심히 목청 터지게 싸웠다.

그래도 보람은 있었다. 지난달에 우리 가족들의 전세금으로 모은 돈 2천5백만원을 엄마한테 부쳐 드렸다.(엄마는 내가 유흥업 쪽에서 일하는 정도로 아신다.) 그리고 평소에 동생들 학비까지 다 내가 책임졌으니 힘들게 애쓴 보람이 있었다. 조금만 더 일해 아담한 분식센터를 차리는 게 내 소망이다. 난 면 종류 요리라면 얼마든지 자신이 있다. 계획대로라면 한 2년만 더 일하면 된다.

여기선 오갈 곳 없는 남자들을 많이 만난다. 솔직히 말해 우리가 돈 버는 만큼 그들에게 위로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아직까지 결혼을 염두에 두고 살고 있지 않다. 내가 인생에서 맡은 역할과 보람이 결혼의 족쇄가 되는 건 싫다. 미래는 하늘에 맡긴다.

이곳에는 나같은 사연을 지닌 아가씨들이 많다. 우리끼리 모이면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힘겨운 집안에서 태어나 성노동자로 일해서 먹고 살지만, 부러울 게 없이 살아온 여성단체 사람들이 성매매특별법으로 우릴 껌처럼 씹어 먹고 사는 건 대체 무슨 지랄같은 경우냐고 성질들을 낸다.

나보다 한 살 아래인 정아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린 성노동자고 그 x들이 진짜 창녀야"
옆에 있던 미영이가
"그래도 그 말은 좀 심하지 않니?"
라고 하자, 정아가 너스레를 떨면서 하는 말이
"우린 이곳을 잠시 스쳐가는 아마츄어들이잖아. 그치만 그 x들은 우리같이 힘든 여자들을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면서 우릴 팔아 국민들 세금 등쳐먹는 x들이니까 그렇지. 그게 바로 프로야. 오리지날 창녀지"
였다. 그리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았다.

며칠 전에 엄마한테 빚도 많이 갚았고 월세도 안내게 되어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는 전화 속에서 울먹이고 계셨다. 나를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난
"걱정마세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조만간 분식점 내서 같이 일해요, 나랑 일하면 엄마 아플 때 마음대로 쉬게 해 드릴 게요"
라고 말씀드렸다.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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