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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고문에 대한 논평 / 인권연대
2010/06/17  |  7259



경찰의 고문에 대한 인권연대 논평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경찰관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고문이 자행되었다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밝혔다.

경찰에 의해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 이 충격적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놀라운 일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의 고문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며 치밀하게 진행되었다. 경찰은 최소한 22명의 피의자를 고문했다. 입에 재갈을 물리고, 테이프로 얼굴을 감고, 폭행했으며, 뒤로 수갑을 채우고 팔을 꺾어 올리는 등의 고문도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가지 분야에서 인권이 후퇴하고 있지만, 고문이 다시 등장한 것은 우리 모두를 참담하게 만드는 충격적인 일이다.

고문은 국가가 직접 자행하는 가장 악질적인 국가범죄다. 수사상 성과를 위한 것이라고 변명조차 할 수 없는 인류 양심에 대한 모독이며, 인간 파괴행위이다. 고문은 진실을 왜곡하고, 국가의 법질서를 훼손하며, 무엇보다 피해자에게 엄청난 고통과 상처를 남긴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야만행위다.

이런 야만행위가 21세기,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적지 않은 경찰관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자행되었다는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양천경찰서는 고문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고문 피해자가 22명이나 되고, 이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경찰의 부인은 그저 제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구차한 행태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특히 고문피해자들이 직접 고문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전문적인 고문기법에 대해 진술하고 있고, 고문으로 인한 상해 증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황은 고문이 자행되었음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고문이 서울 양천경찰서에서만 자행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의 다른 경찰서, 지역의 경찰서, 검찰이나 군 수사기관은 과연 고문 문제에서 전적으로 자유로운지 묻고 싶다. 따라서 각급 수사기관에 대한 전면적인 고문실태 조사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 조사활동은 재야법조계, 시민사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의 고문 가해자들에게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숨어 있는 고문가해자들을 찾아내는 작업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추악한 국가범죄인 고문은 대통령이나 집권세력이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이명박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이 인권을 홀대하고, 인권에 무관심하면, 고문 문제는 언제 어디서 다시 터져나올지 모른다. 제발, 민심을 반영하고,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는 방향에서 국정을 운영하길 바란다. 정권은 물론, 국민마저 불행하게 만들지 않기 바란다.  

2010년 6월 16일

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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